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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려.

 

 

  거슬린다, 신경 쓰인다. 이것이 네게 품은 제 감정의 전부였다. 사사건건 가시처럼 제 눈을 찔러대는 짓들로 가득하니. 어찌 어여삐 봐줄 수 있겠는가. 하나부터 열까지 트집거리로 얼룩졌다.

 

  ㅡ 꼴초 새끼.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순 없었으나, 제게 있어 네 이미지는 그저 그런 것에 불과했다. 곧게 살고자 했던 저와는 길이 달랐다. 바로잡으려 해도 그런 저를 거부하니. 한마디로 표현해볼까? 답이 없었다. 포기하는 편이 서로에게 좋을 터. 차차 관심을 죽여가던 차였다.

 

  … 자꾸만 익숙한 온기가 저를 찾아든다. 다른 의미로 네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어째서, 억하심정이라도 맺혔나?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베갯잇을 꼭 움켜쥐었다. 망할 놈의 후드티. 새끼 고양이가 뒤헝클어버린 털실뭉치처럼 머릿속이 복잡해, 소년은 생각을 그만두었다.

  실은 새카만 제 속.
  도저히 알 수 없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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