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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적인?

 

 

  똑똑,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소년은 부스스한 머릿결을 정돈하며 느릿한 걸음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눈이 부셨다, 조금. 네 뒤로 비치는 햇볕이 제 얼굴을 가득 비춰왔기에. 어인 일로 저를 찾았는가, 묻고 싶었다. 하나 굳이 입 밖으로 내놓진 않았다. 언제나 말을 삼켜낼 뿐이다. 아마도 밉보이기 싫어서. 환한 웃음에 괜히 마음이 들떠온다.

 

  지독하리만치 고운 그 웃음은 다시금 저를 홀린다. 네게 불리는 제 이름은 너무나 달콤하다. 정돈되지 않은 방. 그와 엇비슷한 소년의 머릿속. 잔뜩 헤집어져 한마디로 엉망진창. 흐트러진 모습을 들킬까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불규칙한 심박이 그런 심정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열아홉 소년은 천천히 녹아내렸다.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 아래 덩그러니 방치된 얼음조각처럼. 짙은 색채. 너는 내가 담아낼 수 없을 만큼 짙어서 벅차고, 또 벅차다.

  ㅡ부디 나를 물들이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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